축제 날 이후로 마크는 교육방송 청취 시간에 진영과 함께 하지 않았다. 진영은 이 사소한 변화 하나로 더이상 마크와의 키스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평소 때는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영주가 아르바이트를 가기 전까지 셋이 함께 다니고, 석식시간에는 마크와 진영 둘이서 밥을 먹었다. 그럼에도 둘 사이에서 암묵적인 룰처럼 행해졌던 키스는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그러한 변화에 안도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진영은 또 다른 방향으로 집중을 흐트러뜨리는 마크의 존재를 깨달았다. 자신과의 키스가 이렇게 쉽게 단념할 수 있는 거였나? 나중에, 라고 말하던 그 순간 화가 난 것처럼 보였던 그 얼굴은 내 착각이었나? 자율학습이 끝나고 텅 빈 교실에서 소등을 하는 저를 남겨두고 먼저 교실을 벗어나는 마크의 뒷모습을 보며, 진영은 화가 나려 하는 스스로를 이해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