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의 하루는 길었다. 학교를 휴학한 이후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동네 카페에서 일을 했다. 평일에는 카페알바가 끝나면 늘 과외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금요일, 중학교 3학년인 지예와의 수업이 있는 날이다. 지예는 얌전하고 숙제도 잘해오는 편이라 가르치기 수월했지만 일주일의 피로가 누적된 상태의 진영에게는 버겁지 않은 일이 없었다. 1시간 짜리 수업을 겨우 끝내고 돌아오는 진영의 발걸음이 무거웠다. 아스팔트 언덕배기가 시작되는 지점에 잠시 멈춰섰던 진영은 소리내지 않고 스스로 기합을 넣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래도 내일이면 주말이다. 일부러 일주일을 바쁘게 살고 주말에는 다른 알바 대신 카페 일만 있어 마음이 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