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인기가 많을 수 있었던 건 이야기 자체가 생소하거나 특별하지 않아서 였던 것 같아요. 강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정말 우리의 이야기였죠. 작가님께서 이야기가 밋밋하지 않게 캐릭터들을 너무 재미있게 잘 풀어주셨어요. '부모님이 언제나 우리 곁에 있어주는 건 아니다'라는 메시지, 남은 자식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실제 삶에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대본도 일찍 나오니까 배우들도 시간에 쫓겨 대사 외우기에 급급하지 않고 준비할 수 있었죠."
김현주의 아버지는 지난 2010년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이 시대의 모든 아버지들의 딸을 연기한 배우로서 "아버지, 미안해요. 그리고 사랑해요"라고 전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금새 두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실제로 극 중 맡았던 역할인 차강심처럼 무뚝뚝하고 대화도 잘 하지 않으려 하는 딸이었다고 털어놓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차강심을 연기하면서는 아버지와의 기억을 굳이 떠올리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긴 했어요. 하지만 굳이 내 감정을 끌어오려고 하지 않았고 오히려 감춰두려 많이 애쓰기도 했죠. 너무 제 감정이 드러나면 캐릭터의 감정이 과하게 넘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오히려 강심이와 아버지의 입장만 생각하려고 했어요.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회사에서와 집에서의 서로 다른 반전 매력이죠. 보통 미니시리즈 스케줄이면 의상이나 메이크업으로 디테일한 표현이 불가능한데 제작진이 많이 배려해줬어요."
차강심은 일에서는 완벽한 커리어 우먼이지만 14년 전 뼈 아픈 실연의 상처를 받은 후 사랑을 두려워하는 독신주의자다. 자신이 근무 중인 대오그룹의 서열 2위인 문태주(김상경 분) 상무와 만나게 된 후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고 가슴 설레기도 하면서 정을 쌓아 간다. 문태주와의 달콤한 로맨스가 시작될 무렵, 자신을 떠났던 과거의 남자 변우탁(송재희 분)과 재회하게 되면서 흔들리는 모습도 보이기도 한다. 김현주는 그런 차강심의 모습과 자신의 모습이 많이 닮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